자유게시판
       ** 글쓰기는 33회 정회원 으로 "로그인"하여야 가능합니다
    글수 820
    • 회원 가입
    • 로그인
    • Tag List
    • Classic Board
    • Web Zine
    • Gallery
    • Contributors

    술 마시는 아들에게 - 정약용이 보낸 편지

    관리자
            
    술마시는 아들에게- 정약용이 보낸 편지
    술 마시는 법도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두 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네 형이 왔을 때 시험삼아 술 한잔을 마시게 했더니 취하지 않더구나. 그래서 동생인 너의 주량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더니 너는 네 형보다 배(倍)도 넘는다 하더구나. 어찌 글공부에는이 아비의 버릇을 이을 줄 모르고 주량만 아비를 훨씬 넘어서는 거냐? 이거야말로 좋지 못한 소식이구나. 네 외할아버지 절도사공(節度使公)은 술 일곱잔을 거뜬히 마셔도 취하지 않으셨지만 평생동안 술을 입에 가까이하지 않으셨다. 벼슬을 그만두신 후 늘그막에 세월을 보내실 때에야 비로소 수십방울 정도 들어갈 조그만 술잔을 하나 만들어놓고 입술만 적시곤 하셨다. 나는 아직까지 술을 많이 마신 적이 없고 내 주량을 알지도 못한다. 벼슬하기 전에 중희당(重熙堂)에서 세번 일등을 했던 덕택으로 소주를 옥필통(玉筆筒)에 가득 따라서 하사하시기에 사양하지 못하고 다 마시면서 혼잦말로 "나는 오늘 죽었구나" 라고 했는데 그렇게 심하게 취하지 않았다. 또 춘당대(春塘臺)에서 임금을 모시고 공부하던 중 맞난 술을 큰 사발로 하나씩 하사받았는데, 그때 여러 학사(學士)들이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정신을 잃고 혹 남쪽을 향해 절을 하고 더러는 자리에 누워 뒹굴고 하였지만, 나는 내가 읽을 책을 다 읽어 내 차례를 마칠 때까지 조금도 착오없게 하였다. 다만 퇴근 하였을 때 조금 취기가 있었을 뿐이다. 그랬지만 너희들은 지난날 내가 술을 마실 때 반잔 이상 마시는 걸 본 적이 있느냐? 참으로 술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소 물을 마시듯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도 않고 곧장 목구멍에다 탁 털어넣는데 그들이 무슨 맛을 알겟느냐? 술을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 있는 것이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며 잠에 곯아 떨어져버린다면 무슨 술 마시는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 마시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병에 걸리기만 하면 폭사(暴死)하기 쉽다. 주독(酒毒)이 오장육부에 배어들어가 하루아침에 썩어 물크러지면 온몸이 무너지고 만다.이것이야말로 크게 두려워할 일이다. 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흉패한 행동은 모두 술 때문이었기에 옛날에는 뿔이 달린 술잔을 만들어 조금씩 마시게 하였고, 더러 그러한 술잔을 쓰면서도 절주(節酒)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자께서는 "뿔 달린 술잔이 뿔 달린 술잔 구실을 못하면 뿔 달린 술잔이라 하겠는가!" 라고 탄식하셨다. 너처럼 배우지 못하고 식견이 없는 폐족 집안의 사람이 못된 술주정뱅이라는 이름까지 가진다면 앞으로 어떤 등급의 사람이 되겠느냐? 조심하여 절대로 입에 가까이하지 말거라. 제발 이 천애(天涯)의 애처로운 아비이 말을 따르도록 해라. 술로 인한 병은 등에서도 나고 뇌에서도 나며 치루(痔漏)가 되기도 하고 황달이 되어 별별 기괴한 병이 발생하니, 한번 병이 나면 백가지약도 효험이 없다. 너에게 바라노니 입에서 딱 끊고 마시지 말도록 해라.애비의 말를 명심하거라. 다산초당에서 애비가 보낸다
    이 게시물을..
    조회수 :
    211
    등록일 :
    2014.01.22
    09:37:16 (*.13.197.30)
    엮인글 :
    http://daesang33.cafe24.com/xe/xe/1697883/628/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daesang33.cafe24.com/xe/1697883
    목록
    List of Articles
    조회수sort 추천수 날짜
    • 하면 할수록 좋은 글
      관리자
      2014.01.28
      조회수 211
    • 타이타닉호 침몰 때 산 사람과 죽은 사람
      관리자
      2014.04.25
      조회수 211
    •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35가지(이종길제공)
      관리자
      2015.01.25
      조회수 210
    • 한국이 일본을 따라가고 있다
      관리자
      2014.11.06
      조회수 210
    • 역사상 가장 악랄한 마누라는 누굴까
      관리자
      2014.07.10
      조회수 210
    • 노년에 혼자 사는 방법
      관리자
      2014.01.23
      조회수 210
    • 숫자 12의 신비
      관리자
      2014.06.23
      조회수 209
    • 공수래 공수거
      관리자
      2014.03.16
      조회수 209
    • [과학을 읽다] 220V와 110V의 차이
      관리자
      2018.07.03
      조회수 208
    • 사는데 제일 중요한 7가지
      관리자
      2016.07.14
      조회수 208
    • 술에 관한 이야기
      관리자
      2015.01.24
      조회수 208
    • 황혼의 12도
      관리자
      2014.11.13
      조회수 208
    • 뜻풀이
      관리자
      2014.03.05
      조회수 208
    • 자연 발효 식초의 힘
      관리자
      2015.04.04
      조회수 208
    • 젊음의 묘약 고구마
      관리자
      2015.12.04
      조회수 207
    목록
    쓰기
    첫페이지 2 3 4 5 6 7 8 9 10 11 끝페이지
    Board Se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