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화려한 유혹
가을
듣기만 해도
생각만해도 가슴설레는 가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가을
흐르는 세월의 무게감 때문일까
코발트 빛 맑은 하늘에 매료되어
괜스레 동공을 흐려지는 가을
해마다
가을의 색깔은 변함없는데.
내마음의 색깔은
조금씩 퇴색 되는듯 하다.
한사코 우겨봐도
깊은곳 그 어디에선가
서서히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을
거부할래야 거부할수 없는
서글픔이 앞서는 가을.
울긋불긋 오색 단풍이 주는
화려한 유혹
아직은
가을을 상징하는 모든것들과
공유하며 가을을 가지고 싶다.
20201015
= 명소희 =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이해인=